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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결국 나에게 있어 예정된 일기를 쓰는 것이다."... 임영균 <사진학교에서 배운 것들>

"사진이란 흘러가는 영원 속의 찰나를 어떻게 기록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영원 속의 찰나도 결국 인연이란 필연이 있었겠지. 그러므로 사진은 결국 나에게 있어 '예정된 일기'를 쓰는 것이다."

밤은 마음을 슬프게 한다. 캄캄한 하늘, 별도 숨죽이며 얼굴을 감춘 무대에서 하루는 그렇게 흘렀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사람을 이룬 날. 도란도란 흐르는 이야기에 꽃이 필 때, 곧 저버릴 꽃망울에 아쉬움을 삼키고 있는 쓸쓸함이란~

만남은 언제나 이별을 예정하고 그게 삶이란 것이 못내 아쉬워 어린 소년은 마음을 꽉 움켜 쥐었다. 낯선 거리를 걸을 때 엄마  손을 놓치면 안되는 것처럼. 35년이다. 제발 우리집에서 놀다 자고 가라던 친구의 손을 뿌리치고 온 다음 날, 교실문을 열고 마주한 건 국화꽃 한송이, 국화의 꽃말은 슬픔이 되었다.

만남은 아침 같은 설레임과 밤의 서글픔을 함께 지녔다. 그래서일까?  만남은 잊혀짐이고 사라짐이고 두려움이다. 카메라가 아직 뭔지도 모르는 내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을 인식하는 건 그 찰나가 만남이고 인연이라 믿기 때문이다. 곧 헤어지고 잊혀질 그 시간을 부둥켜 안고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 사진이란 틀에 가둬버리고 싶은 오만함.

내가 만난 모든 순간이 예정된 일기라는 그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아서다.

만나고 떠남이 일상인 오늘이 너무 얄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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